농업도 모바일 시대
'모바일 농업(m-agriculture)'이란 개념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지요?
농촌 지역 커뮤니티와 소농들이 모바일 기기로 농업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하는데요.
이제 갓 출발한 서비스지만, 모바일 농업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사용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이 모바일 농업이 가져 올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죠.
2006년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서 특별협의적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취득한 비영리단체,
디플로파운데이션(DiploFoundation)에서 글을 쓰는 샘 가운더(Sam Goundar)는 최근 ‘개발도상국에서의
모바일 농업과 여타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m-agriculture and other cloud-based applications)’이라는
글을 통해 모바일 농업이 개발도상국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적고 있습니다.
농부들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상인 및 중개업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농산물에 대한 정보와 가격 정보,
판매가 가능할지 여부에 대한 정보를 제공 받고 있었습니다. 모바일폰을 이용한 개발도상국 농부들의
또 다른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방글라데시의 셀바자르(CellBazaar):
방글라데시의 통신회사 그라민폰(Grameenphone)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람들이 모바일폰을 이용해
구매 및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무언가를 판매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그라민폰을 통해 셀바자르에
판매 정보를 포스팅하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그 정보를 보고 구매를 하는 방식입니다.
• 가나의 트레이드넷(TradeNet):
가나의 트레이드넷은 인터넷이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를 통해 시장에 대한 정보를 빠르고 적정하게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입니다.
• 자메이카의 자메이카 농업 시장 정보 시스템(JAMIS):
자메이카의 농림수산부에서 추진한 프로젝트로, 최초의 전자 시장 시스템입니다.
산지직영 시장, 시영(市營)시장, 소매점, 도매점 등지의 주간 농산물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게 주된 활동이지요.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은 2G네트워크를 통해 가격이나 수량 등 기본적인 수치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치는 정도인데요. 앞으로 3G, 4G 등 더 높은 대역폭을 활용한 모바일 농업이 시작된다면 어떤 변화들이 생길까요?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에서 제공하는 아래의 영상에서는 그 중 한 가지 가능한 변화의 예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농부들이 농업 기술과 유용한 농사 조언을 얻기 위해 어떻게 모바일폰을
활용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답니다. 특히 영상을 활용한 농업 교육은 언어 장벽이 없으며, 모바일폰을 통해
즉각적으로 공유가 가능해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죠. ^^
영상 매체를 통한 농업 교육이 어떤 점에서 뛰어나냐고요?
'병충해 피해를 막는 곡물 푸대를 묶는 노하우' 같은 것은, 매우 간단한 기술이지만 막상 글로 풀어서 설명하면 복잡하죠.
하지만 직접 보면 금방 따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간단한 영상물로 만들어 모바일 기기로 보면 좋겠죠?
또 개발도상국들 상당수는 아직 문맹률이 높은 편이라, 글로 써져 있는 교육법은 효과적이지 않아요.
게다가 아프리카 대륙 같은 경우, 한 국가 안에서도 부족들마다 쓰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글을 일일히 번역하기 보다는 영상물에 현지어 나레이션을 덧입히는 게 더 간단한 방법이랍니다. ^^
모바일 회사들, 모바일 농업 시장에 뛰어들다
각국의 정부 및 비정부기구들, 그리고 무선 사업자들은 진작부터 모바일 농업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모바일농부 계획(mFarmer initiative)’에 대한 투자를 통해 아프리카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2013년까지 개발도상국 농부들 2백만 명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되었죠.
영국의 이동통신 업체인 보다폰(Vodafone) 역시 모바일 농업 시장의 잠재력을 강조하는 ‘서로 연결된 농업(Connected Agriculture)’이라는 보고서를 후원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신흥시장 덕분에
농부들의 수익은 약 1천 3백 8십억 달러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물론 모바일 서비스가 그 수익증대의
상당부분에 기인하게 될 것이고요. ^^
실시간 시장 정보가 가져온 혁명
모바일 농업이 제공하는 가격 정보는,
기존의 정보 체계에 비해 소농들에게 과연 얼마만큼이나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다 줄까요?
최근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은행의 경제전문가 아파라지타 고얄(Aparajita Goyal)의 논문(Worth a hill of soyabeans)에 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논문은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단말기가 인도 중부지역
콩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하고 있는데요. 논문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지역 농부들은 정부가 규제하는 도매시장인 ‘만디(mandi)’에서 공개 입찰을 통해 중간업자들에게 콩을
판매합니다. 일부 무분별하고 비양심적인 중간업자들로부터 농부들의 수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이죠.
그리고 중간업자들은 식품공급업체들에 다시 콩을 팔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보호 조치로도 농부들이 처한 불공평한 상황이 보완되지 않는 수가 있습니다.
중간업자들의 경우 해당 상품이 다른 시장에서는 얼마에 거래되는지 잘 파악 하고 있고, 또 곡물 가공회사에서
가격 정보를 제공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농부들과의 거래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데요.
이 때문에 ‘만디’에서 마저도 단지 몇몇의 중간업자들이 결탁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가격을 쥐락펴락할 수 있게
되지요. 농부들에게는 더 싸게 사들여 업체들에게 비싸게 팔아 넘기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도의 가장 큰 콩 구매자 중 하나인 ITC 주식회사(ITC Limited)는
인도의 농촌 지역 마을들에 1,700개가 넘는 무인단말기를 설치했습니다. 이 무인단말기에서는
각 지역 ‘만디’들에서 거래된 콩의 최신 가격 정보와 더불어 일기 예보, 농업 관련 정보들을 제공받을 수 있죠.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무인단말기의 설치는 ‘만디’에서 지불된 평균 가격의 1.7%가 평균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증대되는 놀라운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가격 정보가 널리 공유됨에 따라 중간업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경쟁이 활발히 일어나기 시작했고,
전반적인 콩 가격은 올라갔으며, 근거리에 위치한 만디들 사이의 가격 차이는 줄어들었습니다. 무인단말기가
설치된 지역의 농부들의 수익은 33% 증가했으며, 콩 농사는 평균 19% 늘어났답니다. ^^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
활자의 발명은 일부 계층만이 독점하고 있던 ‘문자’를 대중화시켰고, 문자의 대중화는 인류 문명의 폭발적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신분제를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인터넷 발명으로 인한 정보의 공유 역시, 활자의 발명 못지 않게
인류 지성을 발전시키고 기존 권력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져오는 엄청난 변화를 우리는 역사를 통해 끊임 없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여기, 콩의 시장가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콩을 재배하던 가난한 농부들의 삶이 획기적으로
뒤바뀐 것처럼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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