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vs. 장기?
스타크래프트가 거의 '국민 게임'처럼 인기를 끌고 있던 몇 년 전, 함께 게임 중계를 보던 지인이 이런 말을 했었죠.
"결혼하고 나서 남자들이 말야. '장인 어른, 장기 한 판 두시죠.' 라고 말하잖아.
근데 앞으로는 '장인 어른, 스타 한 판 하시죠.' 라고 말할 날이 올까?"
성장과정에서부터 정보화의 수혜를 받아 인터넷과 게임, 모바일과 IT에 익숙한 '신세대'들이
어느덧 어엿한 부모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과연 이전 세대의 부모와는 어떤 차이점을 보일까요?
시스코 홈 네트워킹 비즈니스(Cisco Home Networking Business)는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이전이라면 그저
'기계에만 빠져 사는 재미없는 아빠'로 여겨졌을 아버지 상이 이제는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는 쿨한 아빠'로
거듭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요. 아이들과 IT 기기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공유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족 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I am your (IT dukku) father" - 내가 니 (IT 덕후) 아빠다
'덕후'라는 표현을 아십니까? <전자신문>의 인터넷 이디엄에 따르면, 특정 분야나 취미에 심하게 빠져 열중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お宅)'가 국내 인터넷 사용자 사이에서 '오덕후'로 변형됐다고 하는데요.
이 '오덕후'를 짧게 줄인 '덕후'라는 말 앞에, 몰두하고 있는 분야나 취미를 붙인 합성어도 많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치킨에 열광하는 사람이라면 '치킨덕후', 아이돌 가수에 열광하는 사람은 '아이돌덕후'로 부르는 식이죠.
그렇다면 이 '덕후'라는 단어가 뭔가 음침하고, 오직 하나에만 골몰해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냐고요? 'IT 덕후 아빠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무려 96%의 IT 덕후 아빠들이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여기고, 86%의 IT 덕후 아빠들이 스스로를
자녀들에게 자상한 가정적인 아빠라고 생각하며, 91%의 IT 덕후 아빠들이 스스로 자신감이 차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답니다. 대체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인포그래픽과 함께 살펴보시죠. ^^
나는 차가운 도시 IT 덕후 아빠, 하지만 내 자녀에겐 따뜻하겠지...
70%에 가까운 IT 덕후 아빠들이 스스로를 다른 아빠들보다 더 '쿨'한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슨 근거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냐고요? 75%의 IT 덕후 아빠들이 '최신 IT 기기를
구비하고 있어 자녀들의 친구가 놀러오고 싶어하는 집'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70%의
IT 덕후 아빠들이 자녀들이 아빠가 IT 전문가라서 '쿨'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고, 87%의 IT 덕후 아빠들이
IT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
IT로 자녀와 소통해요
72%의 IT 덕후 아빠들이 자녀들에게 해머, 드릴 등의 공구보다 IT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데 더 흥미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이전 세대의 아버지들이 자녀들에게 공구 사용법을 일러주던 것과는 또 다른 새로운 현상이네요.
80%의 IT 덕후 아빠들이 가장 먼저 '신상' IT 기기를 도입해 사용하는 '얼리어답터'라고 답했고요. 71%의 IT 덕후
아빠들이 과거에 자신들이 아버지와 보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자녀들과 함께 IT 활동을 하며 보낸다고
답했습니다. 과거에는 '기계 덕후' 아빠라 하면 '기계에만 빠져서 가족 일은 뒷전인' 이미지였다는 걸 생각하니,
정말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_@
IT 덕후 아빠라서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덕후 아빠'라고 해서 일상 생활 전부가 '매니악' 한 것은 아니랍니다. ^^;
82%의 IT 덕후 아빠들이 음악을 사랑하고, 85%의 IT 덕후 아빠들이 야외 활동을 좋아한다고 답했습니다.
79%의 IT 덕후 아빠들이 공구로 간단한 수리를 할 줄 압니다. 두꺼운 안경을 쓰고 하루종일 컴퓨터만 들여다보며
까만 화면에 명령어만 집어넣는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죠. 또한 78%의 IT 덕후 아빠들이 게임을 즐기고,
77%의 IT 덕후 아빠들이 스포츠 경기를 즐겨 시청한답니다.
그래도 '덕후는 덕후'?
어딘가에 푹 빠져있다는 것은 곧 엄청난 시간과 열정을 그에 쏟아붇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IT 덕후 아빠들에게도 그런 '매니악'한 측면이 없지는 않겠죠. ^^
25%의 IT 덕후 아빠들이 아내들 몰래 IT 기기를 활용한다고 답했습니다. 35%의 IT 덕후 아빠들이 홀로 IT 기기를
가지고 노는데 너무 시간을 많이 할애해 가족들이 싫어하기도 한다고 답했고요. 그러나 92%의 IT 덕후 아빠들이,
가족들이 자신에게 '우리 집 IT 전문가'가 되길 기대한다고 답했답니다. '우리 집 IT 전문가'가 되려면 IT에
푹 빠져야만 하는데, 또 푹 빠지다 보면 가족의 원성을 사고...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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