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힘
오늘은 아주 사소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소하지만 한편 의미심장한 그런 이야기를 말입니다. ^^
지난 봄, 저는 개인적으로 활동 중인 사진 워크샵 동료들과 함께 미국 서부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 주의 87번 고속도로를 지날 때였죠. 차창 밖으로 보이는 모든 경관이 예술 작품이나
다름 없더군요. 특히 몇 백 피트 높이의 화강암 바위가 숲 위로 삐죽 솟은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답니다. 다들 자연스레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 카메라를 삼각대에 올려놓으려 할 때, 옆에서 이러는 거예요. “야, 저기 올라가 있는 게 사람이냐?”
아닌 게 아니라,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정상에서 고작 30피트 떨어진 곳에 사람이 둘 매달려 있더라고요.
우와, 어떻게 저기까지 올라갈 생각을 했을까, 대단하다, 우리끼리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 다들 그 두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자리를 떠날 때, 누군가가 지나가는 얘기로 이렇게 말했죠.
“사진 정말 잘 나왔는데… 아깝다. 저 사람들 누군지만 알면 사진 찍은 것들 보내주고 싶은데 말이지.”
그런데 그 얘기를 듣고 나서 왠지 잊혀지지가 않았던 게 사건의 발단이었죠. 급기야 저는 ‘정말로’ 그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말았습니다. “이것도 어쩌면 ‘온라인 과학 실험’을 수행하는 방법 아닐까?”라며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면서
말이죠. ^^; 그 날 저녁, 저는 페이스북 담벼락에 아래와 같이 제가 찍은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4월 21일에 사우스다코타 주 87번 고속도로 옆에 있는 바위들 중에 왼쪽에서 제일 높은 바위에 올라가고 있는
이 두 사람 누군지 찾아요~ 사진을 전해주고 싶거든요~^^”
어떻게 됐을까요?
일주일 뒤에, 저는 사우스다코타 주 운동장비점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고, 이어 사진 속 두 사람 중 한 명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받았답니다!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완전 잘생기게 나왔네요. 다른 사진들도 한번 보고 싶은데요, 공유 가능하실까요?ㅎ
그리구 우리 언제 채팅 한 번 어때요? 전 대체로 저녁 시간이 괜찮답니다. ^^
- 크리스가 씀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먼저 제 친구의 친구가 다코타 남부 지역에서 주로 등산하는 산악인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산악인은
그 지역의 산악 클럽을 알고 있었고요. 그리고 그 산악클럽에서, 마침내 제가 찾던 두 사람을 찾게 된 거죠.
얼굴은 커녕 사람 형체가 겨우 드러난 이 사진과, 사진을 찍은 일시 및 대략적인 장소 정도로 '진짜로' 사람을 찾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미국 북동부의 위스콘신 주에 살고 있고, 이 두 사람은 미국 중부 사우스다코타 주에 살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더욱 놀랍죠. SNS의 힘이 아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뭐… 이 기회에 제가 SNS 상에서 발이 넓은 걸 새삼 자랑하려는 건 아니구요~^^;
SNS가 가진 이 엄청난 힘과 가능성은, 물론 이번처럼 사진 속의 아무개를 무작정 찾는 일에도 쓰일 수 있지만,
그 외의 쓰임새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이를테면 비즈니스 영역에서 말이지요. 비즈니스에 이러한 힘이 적용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파급력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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