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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인공지능, 이제는 패션계도 접수한다!


패션계 대표 연중 행사인 ‘멧 갈라(Met Gala)’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박물관 기금을 모으기 위해 스타를 초청하고 전시도 진행하는 갈라 파티입니다. 지난 5월 2일 열렸던 올해 갈라의 전시 주제는 <마누스 X 마키나: 테크놀로지 시대의 패션(Manus x Machina: Fashion in an Age of Technology)>이었습니다.


전시 주제에 맞게 초대받은 셀럽들과 유명인사들은 ‘테크 화이트타이’ 드레스 코드에 맞는 복장을 한껏 차려 입고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수트 위에 철갑 소매를 입어 마치 로봇 같은 모습을 연출했던 스타도 있는가 하면, 메탈릭 드레스에 검붉은 립스틱을 발라 미래의 여전사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 스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날 가장 주목을 받았던 드레스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으로 유명한 클레어 데인즈(Claire Danes)가 입었던, 패션과 기술의 완벽한 조합’이라는 극찬을 받은 잭포즌(Zac Posen)의 신데렐라 드레스(아래 동영상 참조)와인공지능 컴퓨터가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마르체사(Marchesa) 드레스 였습니다. 



광섬유로 만들어진 드레스

여배우 클레어 데인즈가 입고 등장한 잭 포즌의 드레스는 불빛 아래서는 옅은 푸른빛을 띠며 청아한 자태를 뽐냈지만 조명이 어두워지자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광섬유로 만들어진 드레스가 반짝 반짝 빛나기 시작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어둠 속에서 빛나는 이 잭포즌 드레스는 디즈니의 신데렐라 드레스는 현실로 만들며, 한동안 언론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지요. 



인공지능 컴퓨터가 디자인한 드레스


그럼 인공지능 컴퓨터가 직접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마르체사 드레스는 어떤 자태를 뽐냈을까요? 


슈퍼모델 캐롤리나 커르코바(Karolina Kurkova)가 입고 나타난 이 드레스는 실크 또는 오르간자로 보이는 듯한 우아한 그레이 색상 원단에 화려한 꽃장식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여러분이 사진 속에서 보시는 이 꽃은 그냥 단순 꽃장식이 아니라 멧 갈라가 진행되는 도중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드레스, IBM, 마르체사와 멧 갈라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을 드레스에 붙어있는 LED를 통해 여러 색상으로 보여준 특별한 장식이었다고 합니다. 


코그니티브 드레스(Cognitive dress)’라고 불리는 이 드레스는 마르체사 디자이너 조지나 채프먼(Georgina Chapman)과 캐런 크레이그(Keren Craig)가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Watson)과 협업해 만든 드레스입니다. 아마도 인공지능이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최초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IBM의 왓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언어 프로세싱 절차를 사용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작업을 진행하면서 꾸준히 학습을 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드레스 제작을 위해 마르체사는 왓슨의 ‘인지 색상 도구(cognitive color tool)’에 과거의 마르체사 디자인들과 이번에 나타내고 싶은 정서와 어울리는 마르체사 착용 유명인 사진들을 수 백 장 이상 보여주었답니다. 그 결과, 이번 행사에서 마르체사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은 물론, 마르체사를 가장 잘 대표하는 색상 팔레트를 얻을 수 있었지요


또, 원단을 선정할 때는 어땠을까요? 마르체사 디자이너들은 왓슨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곱 가지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키워드 추출(keyword extraction), 컨셉 태그(concept tagging), 분류기능(taxonomy), 정서 분석(sentiment analysis), 관계 추출(relationship extraction), 연결된 데이터(linked data) 및 개체 추출(entity extraction) 서비스를 이용해 각종 원단의 배합, 무게 그리고 품질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사진 속에서 보시는 이 하늘하늘한 소재는 그냥 단순히 이뻐서 선택된 것이 아니라, 정밀한 품질 조사 및 적합성 검사를 과정을 거쳐 선정된 최상의 원단인 것이지요 ^^ 


마지막으로 멧 갈라 진행 당시 네티즌들의 반응을 바뀌어가는 LED 색상을 통해 보여줬던 기술은 트튀터 상의 톤(tone)을 분석 하는 왓슨의 ‘톤 애널라이저(Tone Analyzer)’를 사용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똑똑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제작되었으니 '기술 시대의 패션'이라는 갈라 주제에 가장 잘 맞는 드레스가 탄생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 


패션 디자인에도 일가견이 있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요? 앞으로는 또 어떤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영향을 미칠지 아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