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스크린’과 TV 혁명
돌발질문 : “TV를 보려면 스크린이 몇 개나 필요할까요?”
"당연히 TV 스크린 1개만 있으면 되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텐데요.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2개"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요?
광고가 지루하게 이어지는 동안 최신 기사를 찾아 읽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드라마 주인공을 실시간으로 흉보고,
토크쇼에서 이야기하는 맛집 위치를 즉각 찾아보기 위해 또 하나의 스크린이 절실하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네, 태블릿과 스마트폰 얘기 맞습니다. ^^
미국의 넬슨 리서치가 최근 1만 2천 명의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태블릿 사용자의 70%와 스마트폰 사용자의 68%가 TV를 보는 동안 태블릿,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특히 태블릿 사용자의 경우, TV를 보면서 태블릿을 사용하는 시간이 태블릿 총 사용시간의 1/3에 달한다는
놀라운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모바일 강국'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제공한 자료를 근간으로 온라인 뉴스 기관 <미디어잇>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 1천명 중 91%가 TV 시청 중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 중 49.5%는 시청 중 수시로,
나머지 50.5%는 광고가 나올 때만 사용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기는 스마트폰(93%, 중복응답)이며
그 다음으로 노트북PC(58.2%)와 태블릿(24.3%), 게임기(19.9%) 등을 사용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태블릿과 스마트폰이 TV 시청에 필요한 '제 2의 스크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즉 TV 시청 행위가
‘1개의 스크린 시청 경험’에서 ‘N개의 스크린 시청 경험’으로 바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한 개의 TV 스크린이 시청자들을 '독점'하고 있을 때의 TV 프로그램 집중도 및 TV 광고 효과는
여러 개의 스크린으로 관심이 분산될 때와는 현저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기존에는 TV가 내보내는
방송을 일방적으로 '수신'만 하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피드백'에 나서고 있죠.
'제 2의 스크린'의 등장은, 과히 TV와 방송 산업계의 근간을 뒤흔들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
‘제2의 스크린’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대두
이에 TV 및 방송 산업계는 이제 모바일 기기 및 브로드밴드, 온라인 컨텐츠 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이 ‘변혁’을 위기가 아닌 기회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바로, ‘N개의 스크린 시청’ 경험 마저
넓은 의미에서의 TV 시청 문화로 포섭하자는 것이지요.
미국의 유료 텔레비전 방송인 컴캐스트(Comcast)는 2011년 모바일 기기로 채널 목록을 보거나 셋톱 박스를
컨트롤하고, 또 맞춤형 컨텐츠를 모바일 기기에서 직접 볼 수 있게 해주는 ‘엑스피니티(Xfinity)’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습니다. 타임워너(Time Warner), 콕스(Cox), 케이블비전(Cablevision) 등 여타 TV 서비스 제공자들도
잇따라 비슷한 애플리케이션들을 내놓았지요. 그리고 이러한 미국 방송산업계의 노력은 실제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답니다.
엑스피니티는 지난 해 11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1천 5백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건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타임워너의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은 출시 한 달 만에 36만 번이나 다운로드 됐고요, 케이블 비전은 출시 3일만에
5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지요.
네트워크 및 컨텐츠 업계도 가세
방송 네트워크 업계와 방송 컨텐츠 공급자들도 이러한 혁신과 실험의 장에 속속들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방송 업계의 소식을 전하는 종합미디어 <방송&케이블>은 최근 미국의 대표 방송 업체 25개의 TV 애플리케이션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었습니다. 기사를 통해 각 업체들마다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TV 애플리케이션 이슈에
접근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기사의 주요 내용을 함께 살펴 보실까요?
• 디즈니/ABC는 광고가 나오는 무료 애플리케이션 및 광고 없는 ‘프리미엄’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애플리케이션에는 ABC 쇼 프로그램의 에피소드들을 다 볼 수 있는 버전, 오스카 시상식을 볼 수 있는
버전 등 다양한 버전이 있지요.
• A+E 네트워크(A+E Network)는 자사의 쇼 프로그램과 관련된 짧은 컨텐츠들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CBS는 구독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모바일 기기로 리얼리티 쇼를 보면서
옵션에 따라 실시간으로 쇼에 대한 멘션을 날릴 수 있게 해준답니다.
• 어린이 전문 방송 닉켈로디언(Nickelodeon)은 여러 가지 유료 게임을 개발했으며, 프로그램에 실시간으로
의견을 보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랍니다.
TV/방송 업계, 네트워크 및 컨텐츠 업계에 이어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 역시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우마미(Umami)’라는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인데요. 이 애플리케이션은 TV 쇼의 일부분을
몇 초만 들려줘도, 그 쇼가 무엇인지 알아내 캐스팅, 줄거리, 트위터 주소 등 해당 쇼와 관련된 각종 정보들을
알려준답니다. 우마미 개발업체 측은 앞으로 더 많은 TV 프로그램을 커버하기 위해 여러 방송국들과 제휴를
체결하는 중이라네요.
2012년, ‘제 2의 스크린’은 기존 TV 및 방송 산업계를 더욱 뒤흔들 전망입니다.
모바일 기기의 번성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바꾸어놓을까요? ^^